몽골 학생의 졸업
5년 전 우리 학과 입학을 위하여 방문한 몽골 여학생을 면접했다. 약간은 기초가 부족한 듯 보이나 열심히 공부하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어 받아드리기로 했다. 시간이 흘러서 졸업할 때가 되었는데, 일부 과목이 미흡하고 졸업 작품이 마무리되지 않는다. 1년을 더하면서 다른 부분의 학점은 채웠는데 아직도 졸업 설계가 미진하다.
건축전 때까지 완성이 되지 않아서, 학과 교수들이 회의하여 15일을 더 허락하여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들었다. 그 학생을 학교에서 만나서 상황을 보니 내버려 두면 이번에도 졸업이 어려울 것 같았다. 매일 내 사무실로 오도록 하여 개인지도를 시작하였다. 평면도를 완성하고 단면도/입면도를 진행하는데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3차원 모델링은 가지도 못할 것 같다. 마감 2일을 남기고 졸업예정 남학생 2명을 불러서 3차원 모델링 지원을 받았다.
마감일 오후에 패널을 마무리하여 출력하여 제출하도록 조치하였다. 개인지도를 하면서 보니 그가 건축설계에서 기본이 상당히 부족함을 발견하였다. 압축된 과정을 함께 하면서 그에게 상당한 교육이 되었을 것으로 기대한다. 졸업할 때까지 함양 미달인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전적으로 학생의 책임으로만 볼 수 있는가? 여러 과목 담당 교수진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 책임이 일정부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학과교수들이 작품을 승인했다고 한다. 다음 주부터는 서울의 건축사사무소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일정 기간 수련을 하고 몽골의 지사로 보내질 예정이다. 지난 개인지도 과정에서 그에게 인성과 근무 태도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잔소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잘 이해하고 실천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가 서울에서 적절한 건축 수련을 마치고 몽골로 돌아가서 자국의 건축가로서 유익하고 행복한 생활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