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교장 신축 집 방문
2016.6.11
내가 설계하여 작년에 전원주택을 짓고 여유있는 삶을 즐기고 있는 친구 박일범 교장 집에 다녀왔다. 오래전부터 집에 놀러오라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이제야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엊그제 날짜를 잡는 통화에서 촌닭 한 마리 삶아 놓겠다고 했었다.
집사람과 함께 함라면 신대리에 위치한 주택에 찾아가면서 보니, 그사이 진입도로가 확장되어 제대로 완성되었고 주변에 신축된 주택도 몇 채 보였다. 데크에 파라솔이 달린 원형 탁자에 박교장 부부가 성의껏 준비한 닭백숙을 비롯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교장은 매일 개를 데리고 산책하고 부부가 함께 산에 다녀오고, 텃밭을 가꾸고 잡초를 제거하면서 하루의 많은 시간을 보낸다. 꼭 필요한 일 이외에는 가급적 외출도 자제한다고 한다. 집 뒤편의 텃밭을 보니 상치, 시금치, 치커리, 당근, 옥수수, 고구마, 감자, 토마토, 가지, 파, 고추 온갖 것을 키우고 있다, 나중에 감자 한 상자 보내주겠다고 하면서 웃는다. 사실 몇 주 전에도 자신이 키운 채소를 골고루 한 박스 우리 집에 두고 가서 잘 먹은 적도 있다.
본인이 직영을 하면서 신축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집에 대하여 모든 측면을 이해하고 있고 특히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이 집은 아직까지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한다. 주변에는 새 집에 하자가 많아서 골치를 썩고 있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이 집과 비교하면서 자기의 집 신축을 후회하기도 하고, 주택을 지으면서 업체와 갈등이 있어서 소송도 하는 등 건축계를 불신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박교장 부부는 자기 집이 잘 설계되고 신축된 것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고, 나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나도 그들이 집을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것에 대하여 큰 보람을 느꼈다. 집 지어주고 1년 정도는 건축주와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선배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보통은 새집에 입주하여 살면서 집의 좋은 점보다는 단점이나 불편한 점만 보고 설계자에게 섭섭한 감정이 있기 쉽기 때문이다. 박교장과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웃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