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당미술관 내부 철재계단
고교 때 존경해마지 않던 은사님께서 관여하시어 군산 구시가지에 있는 옛 목욕탕과 여관 건물인 “영화장”이 “이당미술관”으로 태어났다. 은사님께서는 가끔 나에게 연락하시어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소소한 건축문제를 상의하시곤 한다. 한달전쯤 호출하시어 2층 바닥이 부분적으로 뚫려있는데, 여기를 통하여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철재 계단을 구상하시고 자문을 구하셨다.
대강 자문으로만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계단의 설계/감리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현황도면이 필요했다. 학부학생을 데리고 평면/단면을 실측하고 계단에 대한 대안을 몇 가지 만들었다. 은사님과 함께 심도있게 검토하고, 선정된 대안이 실현 가능한지 군산 시내 건축사에게 의견도 들었다. 또한 시공을 담당할 세종기업 강태운사장과도 협의하였다.
강사장은 이정도 도면이면 제작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공장에서 기본적인 발판과 챌판, 테두리 단면 등을 제작해오고, 현장에서는 필요한 치수만큼 잘라서 형태를 맞추면서 용접으로 마무리하는 비교적 재래식 공법으로 작업하였다. 3일 정도 작업을 진행한 끝에 생각보다는 튼튼한 철재 계단이 완성되었다. 나는 수시로 현장에 나가서 작업현장을 점검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하여 디테일을 상의하였다.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의도한 대로 계단은 완성되었다. 디테일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나도 강사장의 공법을 미리 이해하지 못해서 상세하게 지원해주지 못한 부분도 있다. 좀더 캐드로 작업을 도와주었더라면 완성도를 높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내부 공간과 마찬가지로 이 철재계단은 꾸미지 않은 산업적인 분위기가 나타나서 미술관과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한다. 은사님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대우까지 받고 나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본연의 기능과 함께 미술관 1층의 중심부에 있는 하나의 오브제로도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