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Clemson 대학생활(33)
10/4-10/10
– 대학원 설계 스튜디오(8주차)
(10/4) 오후 1시반이 조금 지나자 데이비드와 함께 설계 체크 시작. 오늘도 회의실 벽에 pin-up하고 개인별로 리뷰하는 일정(소위 board review). 원래는 Stephen교수도 리뷰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주에 병가를 낸 교수가 2명이나 있어서 다른 스튜디오에 참석하는 바람에 데이비드와 나만 리뷰. 지난번과 마찬가지고 1인당 총 15분을 배정, 즉 7분 발표, 7분 질의응답, 1분 교대 등.
11명이 벽면에 자료를 붙이고 차례로 발표와 리뷰를 진행. 오늘 따라서 학생발표가 끝나면 데이비드는 나보고 먼저 지적하라고 요청. 그간 죽 보아온 작품들이라서 별다른 지적이 없어서, 여전히 개념에서 그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건축도면을 작성하라고 지적.
앞뒤로 세트백을 해서 테라스하우스 모양으로 설계한 학생(Patrick)의 경우, 복도가 계속 세트백 되기 때문에 코어의 위치 정하기가 곤란. 1층의 평면에 맞춰서 엘리베이터 입구를 잡다보니 3층의 엘리베이터 출구는 상당히 불편. 나는 경사진 엘리베이터(inclined elevator) 가능성을 검토해보라고 권유. 독일 학생(Eva)은 유럽의 경사 케이블카를 연상하고, 데이비드도 경사진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건물을 예로 들어주면서 검토를 요청.
또 한 학생(Derrick)은 외부 디자인에서 요소가 너무 많다고 하면서 1-2가지로 줄이는 것을 권유. 즉 4명의 건축가 각 부분을 설계한 것 같다고 지적. 그 학생은 자기가 건축가 4명에게 일을 시켜서 해 온 것이라고 농담으로 응답. 나는 이 학생의 경우 주거층의 평면에서 복도가 너무 넓어서 성격이 모호한 부분을 지적. 이 층에 공용공간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도같은 홀이 너무 크게 계획되어 있기 때문.
다른 학생들의 경우도 대부분 비슷한 지적이 이루어졌다. 나는 주로 배치, 평면 및 단면 등의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을 위주로 하고, 데이비드는 주로 형태적인 측면에서 시각적으로 부담스러운 부분의 분절, 조형적으로 어색한 부분의 수정, 지붕의 형태, 입면의 형태(수평적으로 길게 보이는 것의 금지) 등을 지적.
중국 학생(Alex) 1명만 제외하고 체크가 종료. 데이비드가 오늘의 리뷰를 정리. 현재까지 개념과 방향은 좋으나. 앞으로 이를 실현하는 건축도면 작성이 중요함을 강조. 나에게도 의견을 물어봐서 같은 생각이고 갈 길이 멀다고 지적.
이번 주 수요일은 워싱턴에 출장이기 때문에 자기는 건너뛰는데, 내가 학교에 있을 것이므로 문의할 것이 있으면 나를 찾으라고 요청. 최종 리뷰까지 2주정도 남았는데 자기 개념을 구체화할 것을 요구. 평면, 단면, 단위평면, 가구배치 등에 대하여 스케일을 지정하면서 제시하라고 요구. 내가 배치도를 추가하니 그때서야 데이비드가 언급.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나는 배치도를 매우 중요시하는데 여기는 조금 다른 것 같은 느낌.
(10/6) 데이비드의 출장으로 실질적인 설계 체크는 이루어지지 않음. 내가 스튜디오를 둘러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작업할 내용이 너무 많아서 질문할 틈이 없음. Alex만이 시간이 되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눔. 중국에서 왔기 때문에 적응도 어렵고 특히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도서툴어서 진도가 많이 늦어 있음. 조속한 시일내에 따라 잡도록 요청.
(10/8) 1시 반쯤 데이비드를 만났는데 잠시 후에 학생들 설계체크를 시작하기로 약속. 먼저 Greg가 왔는데 미술학과 출신이라 그런지 여전히 개념적인 도면만 보임. 실질적으로 건물의 평면, 단면, 배치도 등이 별로 없음. 거주유닛 단위평면을 검토했는데 여전히 짜임새가 없고, 차량동선을 체크했는데 구체적이지 못하고 주차장 기둥간격과 지상층 간격도 극대화되지 못해서 문제로 지적.
테라스하우스 개념을 진행중인 Patrick이 왔는데 지난번 지적한 것처럼 inclined elevator를 도입. 폭이 좁고 깊은 유닛평면을 가져왔는데 정상적인 처리가 거의 불가. 데이비드가 여러모로 함께 스케치해보는데 쉽지 않음. 접이식 침대, 이동색 식탁 등 뭔가 공간을 절약하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야 가능할 듯. 여타 구체적인 도면은 월요일 보기로 약속. 나는 꼬르뷔지에의 깊은 주거평면을 참조할 것을 권유.
Lindsey는 주거블록 1층을 띄우는 방안에 대하여 논의. 2층 바닥을 트랜스 거더로 처리하고 아래 층에 기둥을 하나만 세우는 것, 기둥을 일정한 간격으로 몇 개 세우는 것, 기둥이 없고 건물 외벽을 트러스로 하는 방법에 대하여 각각의 장단점을 토론. 단위평면은 그런대로 정리가 되었으나, 기준층에서 일정하게 곡면을 줄 경우 주거단위끼리 만나는 부분의 웨지(쐐기) 모양의 처리(구조체, 설비공간, 옷장 등 공간)에 대해서도 스케치를 나누면서 많은 의견을 교환.
Sara는 지난주 병원에 입원해서 일정이 조금 늦어져있음. 실무경험이 몇 년 있다고 하더니 도면이 짜임새가 있음. 단위평면이 아직 미완이고, 1층의 주출입구 부분의 디자인이 아직 개념단계. 주차장 모듈 맞추는 것도 아직 시도 이전. 전체적인 모양과 개념은 정리가 된 것 같아서, 월요일 좀 더 구체적인 도면을 보기로 약속.
데이비드는 ‘Who’s next?’를 연발하면서 학생들을 계속 몰아침.
Clay를 불러 왔는데 상당히 진전이 되어 있음. 평소 조용한 학생인데 혁신적인 개념을 아니지만 무난한 디자인으로 작성된 건축적인 도면이 많음. 간단하게 단위평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주차장 모듈 맞추는 문제도 조금 논의. 형태적으로 직각과 사각을 조금씩 사용했는데 아트리움을 지나가는 복도에 반원 모양을 시도. 데이비드는 또 하나의 새로운 도형이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면서 직각/사각으로 디자인을 조정.
John은 유일하게 시설 내부에 수영장을 넣은 학생인데, 단면으로 많은 상황을 보여줌. 단위평면에서 변형 가능성을 제시하였는데, 즉 1인실->2인실 등. 구조적으로 많은 토론을 하였는데, 데이비드는 내가 공학교육을 받았으니 구조나 엔지니어링에 강점이 있다고 하면서 그 부분에 대하여 내 의견을 요청. 역시 주차장의 진출입, 주차모듈 등도 다음 주 월요일 보여주기로 약속.
마지막으로 결혼한 학생인 Annette가 나에게 평면을 가져와서 의견을 요구. 미국에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거주단위가 전부 외벽에 면하는 바람에 공용공간이 먹통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그 부분을 지적하여 기준층에서 가운데 부분의 공용공간에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디자인 수정을 요구.
더 이상의 체크할 학생이 없어서 이것으로 오늘의 설계수업을종료. Derrick이 나를 스튜디오 밖으로 유도하여 대나무로 해가림을 만든 것을 보여줌. 아마도 데이비드가 만들어보라고 요청했던 모양.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생산된 대나무라고 함. 모델 제작실이 잘 되어 있어서 재료만 구입하고 학생들이 쉽게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