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경로 할인

학내 골프연습장이 수리에 들어가면서 근처의 연습장으로 다녔는데, 겨울 비수기 할인 가격으로 등록한 기간이 오늘 종료되었다. 다시 등록하려고 3개월분을 결재하려는데, 직원이 조심스럽게 나이를 묻는다. 내가 56년생인데 아직 생일 이전이라서 만 65세가 안되었다고 하니, 그래도 올해부터 경로 할인이 된다고 한다. 40% 정도 할인된 금액으로 1개월 등록을 했다. 장기간 등록하려했더니 경로 할인은 매달 해야 된다고 한다. 경로 할인을 받으니 좋으나 내가 벌써 그런 나이인가? 묘한 기분이다.

군산대건축과 98학번 박지수

2학년 재학생 박지수와 상담 문제를 이야기하려고 전화번호를 정리하다가, 카톡 이름 검색에서 졸업생 박지수를 발견했다. 프로필 사진을 보니 얼굴이 거의 변하지 않은 졸업생 박지수였다. 내가 군산대로 와서 3년차에 입학한 98학번 학생이다. 학교생활에서 얌전하지만 공부를 잘해서 눈에 띄었던 녀석이다. 오래전 기억이 되살아나서 카톡으로 근황을 물었다. 한참 후에 전화를 걸어와서 그간 지난 이야기를 들었다. 군산대 졸업 후 시립대 대학원에 갔고, 창조건축에 들어가서 일하다가, 지금은 롯데건설에서 CM 일을 하고 있다. 2018년에 건축사도 합격했다고 한다. 올 8월에 내가 퇴임하는 것을 알고는 그전에 한번 오겠단다. 집에 돌아와서도 카톡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래 사진도 보내줘서 옛날 건축전의 모습도 보고 내가 그리 젊었고 시간이 많이 지났음을 알았다.


건축학위가 건축가의 전제조건이 될 수 있나?(Can an Architecture Degree Be the Precondition for Architect?)

어쩌다 보니 대한건축학회 건축사시험제도개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건축학회지 500호를 맞이하여 특집으로 위원회에 관련된 글을 요청해와서 쓴 글이다. 요지는 학제(고등학교, 전문대, 4년제, 5년제)와 관계없이 건축가(사)는 교육보다는 충분하고 적절한 실무수련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다.

우연히 건축웹사이트(ArchDaily, June 19, 2017)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건축학위가 없는 9명의 저명한 건축가(9 Incredibly Famous Architects Who Didn’t Possess an Architecture Degree)”라는 글인데, 놀랍게도 Frank Lloyd Wright, Louis Sullivan, Le Corbusier, Mies van der Rohe, Buckminster Fuller, Luis Barragán, Carlo Scarpa, Tadao Ando, Peter Zumthor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전설적인 건축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정규대학의 건축교육을 아예 받지 않았거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건축 학위과정 중 중퇴하였거나, 산업디자인과 같은 유사 분야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건축학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실무수련을 통하여 제대로 건축을 공부했다는 것이다. 202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건축사시험제도는 위와 같은 건축가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즉, 건축학 인증제 출신(또는 재학생)에게만 일정 기간 실무수련을 마치면 건축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주는 배타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특정 건축학제 교육을 건축사시험 응시자격과 연계시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본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국외의 건축학제나 건축사자격제도를 살펴보면, 다양한 제도가 포용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핵심은 저명한 건축가 해외사례와 같이, 실무수련이 학교 교육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비학위자, 유사분야 학위자, 건축분야 학위자 등 누구에게나 적절한 실무수련을 마치면 건축사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여 훌륭한 건축가 탄생의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 학회는 학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므로 건축사자격시험 제도가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개선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건축, 대한건축학회지 2021.1(65권1호),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