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k Gehry의 The Cleveland Clinic Lou Duvo Center for Brain Health, LA 답사

11월 - 16 2010 | By

The Cleveland Clinic Lou Duvo Center for Brain Health, LA 답사기


2010.11.13

오늘 학회투어에서 가려고 하는 건축물은 Frank Gehry(81세)가 설계한 The Cleveland Clinic Lou Duvo Center for Brain Health이다. 시간이 되어서 모였는데 엄청난 인원이 투어에 참여한다. 우리나라에서 병원 투어한다고 하면 얼마나 모이겠나?를 생각하면 대단한 인원이다. 7개 병원투어가 실시되었다. 우리그룹은 90여명으로 2대의 관광버스를 나누어 타고 현장으로 갔다. Las Vegas 외곽에 있는 아담한 규모의 건물이다. 잡지에서 여러 번 사진을 보았던 건물이다사용자 삽입 이미지.내부에 들어가면서 입이 떡 벌어진다. 일부 분위기는 프랑스 르꼬르뷔제가 설계한 론샹 성당을 떠올리나 훨씬 압도적이다. 서둘러서 외부공간을 돌면서 사진을 찍어 두었다. 잠시 후 공식적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는데 원장이 나와서 그간의 개요를 설명해준다. 여기는 주로 치매,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헌팅톤병 등 뇌건강의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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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남자 분이 나와서 건축과정을 설명해주고, 또 다른 여자 분이 나와서 오늘 투어에 대하여 안내해준다. 이런 프리젠테이션을 짜임새 있게 하는 것만 보아도 탄탄한 조직임을 알 수 있다. 게리는 그간 몇 년 동안 천박한 도시인 라스베가스에 건물을 설계하는 것을 거부해왔기 때문에, 설립자(Larry Ruvo)는 여러 가지 목적으로 설계를 게리에게 맡기고자 LA까지 찾아가서 사무실에서 오래동안 기다린 끝에 만나서 겨우 부탁했다고 한다. 또 여기 직원들은 말끝마다 게리를 언급하면서 이 건물에서 일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루보는 라스베가스의 주류 공급자이었는데, 아버지인 Lou가 알츠하이머와 투병하는 모습을 보고 뇌질환 연구시설을 시작할 생각을 하였고, 게리 또한 자신의 오랜 친구(Milton Wexler)의 부인과 3명의 제수씨들이 Huntington 병으로 죽는 것을 보고 뇌질병 연구에 개인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다. Wexler의 요청으로 게리는 유전병재단의 이사로 30년 이상 참여해오고 있었다. 게리는 루보에게 이 연구소에서 다룰 질병 목록에 헌팅톤 병을 추가하는 조건으로 설계를 수락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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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측에서 이야기한 것과 건축잡지를 뒤져서 본 것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이 건물이 뇌질병 연구소인데 남쪽의 해체주의 강당 건물은 낭만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우뇌, 북쪽의 연구소 건물은 이성적인 측면을 담당하는 좌뇌를 상징했다는 해석도 있다고 하는데 그럴 듯하다. 또한 연구소 건물에서 강당 건물로 이동하는 것이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것을 나타낸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건축설계는 게리가 했지만, 구조설계와 철골 실시설계는 독일에서, 철골 제작은 중국에서 하면서 부재에 바코드를 붙여왔다. 현장에서 조립하는 과정에서 한 부재마다 조립이 되면 측량사가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여 독일 엔지니어에게 확인을 받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접합되는 550개의 스텐레스 철판은 같은 크기도 없고 조립 각도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해체주의가 도입된 공간은 다목적 공간으로 이런 형태가 가능한 공간이다. 여기의 창문은 크기가 전부 다르다고 한다. 철골구조체를 고무로 완전히 덮고 밖에 스테인리스 철판을 붙였다고 한다. 이 공간은 9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음향설계는 Disney concert hall을 담당했던 Yasuhisa Toyota가 맡았다.
Fund Raising을 위해서 각종 행사시 빌려준다고 한다. 공간 임대료는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뇌질병 연구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임대료를 기부금 형식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결혼식이나 회사행사 등을 비롯하여 각종 행사를 할 수 있는데 주방도 제대로 갖춰져 있다. 이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요리사를 데려와서 음식을 준비한다고 한다. 주방설비는 전문회사가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내부에 배치된 가구도 상당부분 게리가 설계했다고 강조한다.
이 건물에는 대기공간이 없다. 설립자인 Ruvo는 자기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초기에 있을 때 대기공간에 단계가 진전된 환자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본 것이 인생의 최악의 날 중에 하나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한사람은 기저귀를 차고 있었고 다른 한사람은 머리를 제대로 세우고 있지 못했다. 그는 여러 단계의 환자를 섞지 않기로 맹세했기 때문에, 이 시설에는 공적인 대기공간이 없으며 환자가 도착하면 자원봉사자가 바로 안내하여 필요한 공간으로 간다. 홀이나 복도는 병원의 소독된 분위기 보다는 자연채광과 부드러운 색을 사용하여 조용하고 외관상 침착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다목적 공간의 이미지는 라스베가스 모래 사막의 휘몰아친 형태를 참조했고, 의료시설의 이미지는 멕시칸 흙건축의 형태에서 따왔다고 한다. 정원도 한바퀴 돌아보았는데 여기 기후에 잘 맞는 디자인으로 생각된다. 아쉬운 점은 다목적 공간 천정에 설치된 조명의 경우 건축디자인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여기도 마찬가지이지만 EXIT 표지판이 너무 딱딱하여 건축디자인을 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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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의 설명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 이 건물 완공 후에 911에 신고했었다고 한다. 건물이 무너지고 있다고. Ruvo는 게리의 드라마틱한 건축디자인으로 인하여 이 분야 연구에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시설의 벽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이 게리 건물에 전시하고자 원하는 작품이 걸려있다. 작품 판매액의 절반은 이 재단으로 들어가서 뇌질병 연구라는 임무 수행에 사용된다. “Museum of the Mind” 는 준비 중이다.
실내공간을 보는데도 4그룹으로 나누어서 투어를 시켜주었다. $50이 전혀 아깝지 않은 건축투어를 하였다. 마지막으로 빨간 백에 기념모자와 자료를 담아서 선물로 준다. 다시 버스에 올라서 MGM호텔로 돌아왔다.


역시 명품은 그냥 탄생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확인해준 투어였다.

5 thoughts on “Frank Gehry의 The Cleveland Clinic Lou Duvo Center for Brain Health, LA 답사

  1. 이지훈 댓글:

    교수님 잘 지내시죠..^^

    사진들보니 아주 잘 지내고 계시는 것 같네요… 좀 여유 있는 생활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스튜디오에, 답사에 아주 바쁜신것 같습니다..^^
    스튜디오 크리틱 사진들 보니 대학원때 생각도 많이 나고… 그렇습니다..^^

    한달전쯤 건축의날 행사에서 새로 부임하신 박성신 교수님을 서울에서 멀찌감치서 뵈었습니다. 통역하러 오셨더라구요… 처음엔 누군지 모르다가 군산대 교수님이란 소개에 아! 새로오신분이구나 했습니다.. 아주 키가 크시더란..^^

    한국은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귀국하실때까지 건강하시고 귀국하시면 찾아뵙겠습니다..^^

    1. 문창호 댓글:

      지훈아!

      브로그를 방문해줘서 고맙다.
      여긴 그리 춥지는 않은 지역이라서 별문제는 없다.
      건강에 조심하면서 잘 지내기 바란다.
      안사람에게도 안부를 부탁한다.

      문교수

  2. 유응교 댓글:

    문 박사!

    미국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멋지군요.

    곁에있는 사모님이 가장 돋보이는군요.

    후덕하시고 지성적인 어부인 덕으로 문교수의 오늘이 있는것 같구려.

    곧 귀국하면 회포를 풀도록 하지요.

    그때까지 하시고자 하는 일 잘 마무리 하시고 호ㅏㄹ짝 웃으며 귀국하시길 바

    랍니다.

  3. 안두용 댓글:

    교수님 새해복 많으받으세요.
    안두용차장입니다.
    한국은 연일되는 한파에 전국이 얼어붙었습니다.
    반도체는 신규투자로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제가있는 화성도 하루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정도입니다.ㅎㅎ

    교수님이 많이 부럽습니다. ㅎㅎ

    늘 건강하시구요.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 안두용차장 올림 –

    1. 문창호 댓글:

      안차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도체 신규투자가 되고 있다니 얼마나 반가운 소식입니까? 건강 유지하면서 좋은 일만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문창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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